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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성남시장 "용기있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
은 시장, SNS 통해 검찰의 벌금형 구형 심경 밝혀...“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
 
장주원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09:36]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은수미 성남시장이 최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낭독한 최후진술 전문을 SNS에 올려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은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고통과 억울함에 가려 불신하고 제 스스로가 위축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용기있게 끊임없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라고 내달 초 관련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앞둔 심경 글과 함께 최후진술 전문을 게재했다.

 

해당 최후진술 전문에서 은 시장은 “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고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다”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2004년 지구당이 폐지되면서 후원금은커녕 사무실도 만들 수 없게 된 (중원구)지역위원회는 전적으로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에 의존해왔다"며 "차량제공부터 현수막 게첩까지 심지어 회의나 식사비용도 스스로 부담하며 헌신하는 당원들의 자원봉사가 아니라면 지역위원회는 존재할 수 없다. 저는 당연히 최모씨도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재판을 통해 사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된다면, 정치에 대한 불신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흐름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무죄 판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제7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은 시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은 시장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조폭 출신 이모씨가 대표인 코마트레이드와 최모씨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제공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은 시장에 대한 1심 선고는 9월 2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다음은 은 시장 최후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마지막 진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고 비통했던 시간을 떠올리고 개인적 소회를 토로하기 보다는 제가 어떤 불법·부정행위도 하지 않았고 부끄러운 일을 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것으로 이 기회를 쓰고자 합니다.

 

매일 수십 명 혹은 그 이상의 사람을 만나 인사하고 명함을 교환하며 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특정 기업의 이름을 기억하거나 특정 관계를 알기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몰래 사진을 찍고 녹취를 한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알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이며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선의로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야말로 지역 정치를 유지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 지구당이 폐지되면서 후원금은커녕 사무실도 만들 수 없게 된 지역위원회는 전적으로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에 의존해왔습니다. 차량제공부터 현수막 게첩까지 심지어 회의나 식사비용도 스스로 부담하며 헌신하는 당원들의 자원봉사가 아니라면 지역위원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최00씨도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사람을 믿지 마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제게는 여전히 사람이 소중합니다. 정치에도 진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통과 억울함에 눈이 가려 과도한 불신에 빠져들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전을 하지 못합니다. 운전면허를 따서 운전을 한 적도 있지만 올림픽대로 한복판에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차를 세운 후 운전을 포기했습니다. 안기부에서 당했던 지독한 고문과 감옥에서의 대수술, 긴 수감생활과 병치레의 후유증이라고 합니다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모릅니다. 워낙 차에 흥미가 없는데다가 운전마저 하지 않는 탓에 차종이나 차번호에 무관심합니다. 무엇이 렌트차량이고 무엇이 아닌지는 더더욱 알지 못합니다. 또 최00씨도 다른 당원들처럼 당연히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렌트차량을 운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지 않겠습니까.

 

15년 전, 지구당을 폐지하는 정당법 개정안 통과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강력하게 반대하셨습니다. 국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당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자 정당정치의 주춧돌인 지구당을 없애면 '대중'정치가 '개인'정치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던 정치인들은 지구당을 폐지하면, 후보 개인의 당락에 정치의 초점이 맞춰져 내편 니편이 없는 공격과 음해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했습니다. 제 사건을 보며 결국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고 은수미는 희생양이 되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 역시도 비통함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수처럼 날아드는 막말과 혐오 앞에서 이 땅의 인권과 정의, 사람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동료와 선후배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지키고 만들고 믿어온 것이 헛되었던 것일까요.

 

죽을 고비를 넘겼던 젊은 시절의 수감생활이 제게는 또 다른 성찰의 시간이었듯 이 사건 역시 그러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다양한 아픔과 고통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지독한 의혹과 소문 속에서도 저를 지지하고 당선시켜주신 분들이 가진 믿음과 소망에 부응하고자 더욱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더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공정한 재판을 받으며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제게는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4개월 동안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말을 아꼈습니다. 시정에 집중하고 공인으로서 명예롭게 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정치이기도 합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재판을 통해 사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된다면, 정치에 대한 불신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흐름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치인으로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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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16 [09:36]   ⓒ 성남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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